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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
15th Gwangju Biennale:
PANSORI,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
2024.9.7. — 2024.12.1.

분쟁지역, 이주 차단장벽, 봉쇄, 사회적 거리두기, 분리정책은 언뜻 보기엔 서로 유사성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이들 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두가 ‘공간’과 관련이 있으며 저마다 정치적 의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는 세계지도를 바꾸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며 이산화탄소, 도시 생활, 사막화와 이주, 산림전용(山林轉用), 사회 갈등, 동물 생태계 파괴와 외래 식물종의 침범은 파괴적인 상관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판소리: 모두의 울림》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관한 오페라 형식의 전시다. 모든 장소에는 소리의 풍경도 담겨 있기에, 이번 전시는 음악 형식과 시각 형식을 연결하는 하나의 내러티브로 구성되었다. 17세기에 등장한 한국의 판소리는 뿌리 깊은 이 땅의 음악 장르다. 판소리란 문자 그대로 ‘공공장소에서 나는 소리’를 뜻하며, 서민의 목소리라고도 풀이할 수 있다. 제15회 광주 비엔날레는 사람과 기계, 동물, 영혼, 유기체 등 모두가 공유하는 공간, 즉 우리의 관계적 공간을 다시 사유하려는 작가들과 함께 판소리 본래의 정신을 되살리고자 한다.

제 1 갤러리: 부딪침 소리
GALLERY 1: FEEDBACK EFFECT

피드백 효과는 두 음향기기 사이에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지 않을 때 좁은 공간에서 소리가 포화되면서 발생한다. 전시관 첫 번째 층에서는 미로 같은 통로를 지나가야 하는 관객들에게 사람들로 가득한 도시 풍경을 보여주며 시각적인 폐소공포를 유발한다. 하나의 반향공간이 되어버린 이 세계에서는 모든 게 다닥다닥 붙어 있고, 쉽사리 전염되며, 즉각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도시의 쓰레기, 총체적 혼잡, 불협화음은 색으로나 형식으로나 피드백 효과의 시각적 등가물이다. 공간은 언제나 지정학적으로 구분이 되게 마련이지만, 페미니즘에서 탈식민지화, 성소수자 권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방투쟁들을 결합하는 끈이 되기도 한다.

인간의 활동이 포화 상태에 이른 곳에서는 사람 간, 종 간을 불문하고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점차 증대되었다. 이 전시실에서는 피드백 효과의 음향 패턴을 풍경에 적용해 산업화가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조명한다. 농촌과 숲을 지키는 일보다 수익 추구가 우선시되고 야생 생태계가 사라지는 등 역사상 유례없는 밀집 생활로 동물의 멸종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이 섹션의 작가는 인간이 비집고 들어가지 않은 데가 없는 세상과 야생의 종말에 대해 고찰한다.

제 2 갤러리: 겹침 소리
Gallery 2: Polyphonies

이 섹션에서 관객은 다양한 출처에서 나오는 소리들이 합쳐진 겹침 소리(polyphony)의 패턴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는 기계에서 동물에 이르는 여러 비인간(非人間) 영역들과 다양한 대화가 펼쳐진다. 작가들은 ‘생태적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즉 그들은 사물보다는 존재들 간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인간이 처한 환경의 복잡성을 다루면서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행위로 공간을 표현한다. 기후변화가 예술에 끼친 주된 영향은, 작가들이 환경을 인간의 활동 무대라기보다 복잡하고 버거운 상황에 처해 있는 취약한 곳으로 새로이 바라보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제 3 갤러리: 처음 소리
Gallery 3: Primordial Sound

처음 소리라는 테마로 분류된 이 공간에서는 무한히 작은 것부터 개념을 반대로 탐색한다. 분자의 분해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미세한 것들과 거대한 것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식이다. 참여 작가들은 바이러스, 과도한 열, 토양을 황폐화시키는 농약, 부지불식간에 녹고 있는 만년설, 제초제, 이산화탄소, 경찰이 사용하는 최루가스, 내분비 교란물질, 주방 도구에 포함된 인체 축적성 오염물질 등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지금의 현실을 구성하는 사회구조와 역사에 초점을 둔다. 분자 모드로 세상을 인식하는 이들은 분자인류학자들이 하는 것처럼 자연과 사회를 구성하는 미시적인 요소들을 살핀다.

양림 소리숲
Yangnim

양림은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온 광주에 울림을 일으키고자 선택한 장소이다. 양림 곳곳에 자리한 여덟 곳의 전시공간에서 열 명의 작가들이 비엔날레 전시관의 주 전시를 이어받아, 주제인 ‘판소리: 모두의 울림’을 도시 안에 메아리 치게 합니다. 양림의 주민들, 작가들, 창작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광주비엔날레의 울림을 더 깊고 풍부하게 한다. '울림'은 '깊게 울려 퍼지는 소리의 특성'으로 정의된다.

큐레이토리얼 팀
Curatorial Team

예술 감독
Artistic Director

니콜라 부리오
Nicolas Bourriaud

니콜라 부리오는 『관계의 미학 Relational Aesthetics』 (1998), 『포스트프로덕션 Postproduction』 (2002), 『래디컨트 The Radicant』 (2009), 『포용: 자본세의 미학 Inclusions: Aesthetics of the Capitalocene』 (2020) 등 저서를 통해 미디어와 네트워크 등 기술 발전과 맞물려 상호 인간적인 관계와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기반을 둔 예술 실험과 실천 유형들을 집요하게 탐구하고 정립해왔다. 부리오의 ‘관계의 미학’ 이론은 동시대 미술 영역에서 ‘관계’, ‘매개’, ‘참여’, ‘상호작용’ 등의 현상을 규정짓는 주요한 개념으로 회자된다. 부리오는 1999년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를 공동 설립하고 2006년까지 공동 디렉터를 맡았으며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의 굴벤키언(Gulbenkian) 큐레이터로 재직했다. 2009년 테이트 트리엔날레 (Tate Triennial), 2014년 타이페이 비엔날레(Taipei Biennial), 2019년 이스탄불 비엔날레(Istanbul Biennial) 등 대규모 전시를 기획하였다. 2022년 같은 해에 시작한 국제적인 큐레이터 조합인 래디컨츠(Radicants) 활동의 일환으로 베니스의 팔라초 볼라니(Palazzo Bollani)에서 《행성 B. 기후변화와 새로운 숭고함 Planet B. Climate change and the new sublime》 그룹전을 기획했다.

큐레이터
Curators

바바라 라지에
Barbara Lagié

바바라 라지에는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이다. 2018년 ‘벨렘(Belem)’ 프로젝트 공간을 설립하고 두 해에 걸친 전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후 갤러리를 운영하며 안팎으로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총괄했으며, 또한 에스파스 니에마이어(Espace Niemeyer), 라 뉴 블랑쉬(la Nuit Blanche), 여러 갤러리 및 유수의 행사를 위한 프로젝트를 큐레이팅했다. 바바라는 2021년부터 래디컨츠의 전시 디렉터를 맡아 베니스 비엔날레를 위한 전시 《행성 B》를 총괄했고, 큐레이터를 지원하며, 파리의 공간 계획에 힘을 보태고 있다. 라지에의 연구는 개인과 집단의 기억을 천착하는 전시 기획에 초점을 맞추며, 더불어 허구와 정체성의 동적인 상호작용이 가능케 하는 새로운 서사의 출현을 탐구한다.

쿠랄라이 압두칼리코바
Kuralai Abdukhalikova

쿠랄라이 압두칼리코바는 카자흐스탄 출신으로 오랜 기간 파리에 거주하고 있다. 갤러리아 컨티뉴아(Galleria Continua)와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아티스트 및 프로젝트를 관리했고, 이어 국제 큐레이터 협동조합인 래디컨츠(Radicants)에 합류했다. 출판과 연구에 더불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 계획과 공공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또한 몇몇 문화 기관의 과학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예술적 연구 활동 외에도 알렉시스 르 탄& 제스(Alexis Le-Tan & Jess)가 편집한 도서관 음악 시리즈인 스페이스 오디티스(Space Oddities)의 바이닐 향수와 관련하여 자문하거나 말의 다양한 걸음걸이를 기반으로 하는 리듬인 돔비라(Dombyra)를 연주하는 등 다소 생소한 영역에도 관여하고 있다.

소피아 박
Sophia Park

소피아 박은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큐레이터이다. 현재 일상적 의식과 끈끈한 감정, 친밀감이 사람들의 모임과 공동의 지식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다. 뉴욕의 큐레토리얼 콜라보레이션인 슬로우 쿡(slow cook)에 몸담고 있으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집 갤러리(Jip Gallery)의 공동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더불어 프랙쳐드 아틀라스(Fractured Atlas)의 대외협력 디렉터를 겸하고 뉴욕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 카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워킹 포 더 커먼즈(Casco Institute: Working for the Commons), 로스앤젤레스의 교포(Gyopo), 싱가포르의 2022 싱가포르 비엔날레, 뉴욕의 아시안 아메리칸 아트 얼라이언스(Asian American Arts Alliance)의 여러 프로그램과 전시에 참여했다. 뉴욕 소재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chool of Visual Arts)에서 큐레이터 실무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이드 바르제
Jade Barget

제이드 바르제는 파리와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이다. 진행 중인 연작 프로그램 더 웰 템퍼드(The well tempered)의 중심 주제로서 자연 이후의 분위기를 탐구하며, 파리의 에스파스 니에마이어(Espace Niemeyer)와 베를린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에서 퍼포먼스를, 로맹빌에 위치한 프락 일드 프랑스(Frac Île-de-France) 및 폰다시온 피민코(Fondation Fiminco)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다른 한편, 큐레토리얼 작업의 일환으로 초기 무성 영화에서 시작해 현대 영화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그라인드하우스 및 아트하우스 영화에서 극악무도한 격투 소녀가 기술과 신비의 만남이자 무술적 장치로서 묘사되어 온 모습을 개념화한 프로그램, 치명적인 & 추락한(Fatal & Fallen)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싱가포르의 아시아 필름 아카이브(Asia Film Archive), 베를린의 시네마 트랜스토피아(Sinema transtopia), 대만의 국립 영화 시청각 센터(Taiwan Film and Audiovisual Institute)에서 상영되었다. 2021-22년, 2023년, 2024년에 베를린의 트랜스미디알레(transmediale) 큐레토리얼 팀에 참여했다.

이은아
Euna Lee

이은아는 한국에서 동아시아 전통 미술을 전공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조형예술학·미학·실험 비디오 등 분야 등을 공부했다. 이후 갤러리를 포함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고 10여 년의 프랑스 생활 후 귀국하였다. 2023년에는 프랑스 대사관 문화부와 함께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프랑스관을 총괄했다. 또한 국내 문화재단과 손잡고 전시를 기획하여 개인전 및 단체전에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은아는 문화적, 언어적 정체성에 기반한 개인과 사회의 관계, 예술가와 큐레이터의 상호 관계, 전통 예술에서 현대 예술에 이르는 예술의 역사적 측면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 현재 홍익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 과정을 밟으며 작가 및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61104
광주광역시 북구 비엔날레로 115

Gwangju Biennale Foundation
115 Biennale-ro, Buk-gu, Gwangju 61104, Korea

T +82 (0)62 608 4114
F +82 (0)62 608 4229

biennale@gwangjubiennale.org
gwangjubiennal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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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
15th Gwangju Biennale:
PANSORI,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
2024.9.7. — 202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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